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잡다포럼

신약개발 임상시험 단계 현직 의료인이 자세히 알려드립니다.

안녕하세요~ 요즘 코로나 백신이다 치료제다 해서 신약 개발 관련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. 어서 빨리 코로나19 백신이 나와서 종식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. 뉴스를 보고 관심이 생겨서 신약 개발 관련 공부를 해보니 총 3번의 임상시험을 통과해야 하더라구요. 이번 글에서는 임상시험 단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 드리겠습니다.

 

같은 약이라고 해도 복용 대상에 따라 약효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. 그래서 신약을 허가하기 전에 약효와 부작용 검증이 필요합니다. 이를 위해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절차가 바로 임상시험입니다. 임상시험은 크게 전임상과, 임상1상, 2상, 3상 네 단계로 구분합니다. 전임상부터 임상 3상까지 차례대로 하나씩 알아 볼까요?

 

1. 임상시험 - 전임상

전임상은 원하는 약물 후보물질을 사람 몸에 투입하기 전에 동물 등에 투여해서 약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. 시험관 내 실험(in vitro)를 거쳐 살아 있는 쥐, 초파리, 돼지 등을 대상으로 생체 내(in vivo) 실험을 합니다. 이 과정을 통틀어 전임상시험이라고 합니다.

 

임상시험

2. 임상시험 - 임상1상

임상1상에서는 20~80명의 사람에게 후보물질을 투여해 최대 투약 용량과 부작용을 관찰합니다. 항암제의 경우에는 암 환자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에 임상1상에서도 개발 중인 치료제를 투여하는 것이 예외적으로 허용됩니다. 하지만 그 외 신약 후보물질은 부작용 가능성 때문에 환자에게 투여하지 않습니다.

 

환자들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면역체계가 약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치명적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. 극미량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용량을 늘려나가고 실제 의약품의 약효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양을 투약했을 때에도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지 살펴봅니다. 이와 함께 약물이 체내에 흡수되는 정도도 관찰합니다.

 

임상시험

3. 임상시험 - 임상2상

임상1상에서 특별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으면 임상2상에 돌입합니다. 임상2상은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단계입니다. 100~300명의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합니다. 약물이 체내에서 의도한 대로 작용하는지, 그 작용이 의미가 있는지 등을 관찰합니다. 이 과정에서 부작용이 적으면서 약효가 있는 적정한 용량을 찾아내며 임상시험 대상 약물이 위약과 비교해 유의미한 효능이 있어야 통과할 수 있습니다.

 

위약은 플라시보 효과라고도 부르는데 실제 의약품으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포도당 등의 물질을 말합니다. 임상2상 과정에서는 실제 신약 후보물질을 투여받는 후보군과 위약을 투여받는 후보군을 분리합니다.

 

4. 임상시험 - 임상3상

임상2상을 통과한 후보물질은 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임상3상에 진입합니다. 1000~5000명의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3상에서는 후보물질이 의약품이 될 만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있는지 세심하게 검증합니다. 임상2상까지의 시험 결과로 추정했던 용법과 용량이 실제로 유의미한지를 확인하고 약물의 흡수, 분포, 대사, 배설, 이상 반응 등을 검증합니다.

 

임상3상에서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드는데 평균 1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야 합니다. 게다가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다보니 예상치 못했던 부작용이 속출합니다. 특히 해외 출시를 목표로 한다면 다양한 인종, 연령, 성별별로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신약 개발 비용의 70% 이상이 임상3상 수행 과정에서 지출된다고 합니다.

 

이렇게 임상3상까지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미국 FDA, EMA(유럽의약품청), 대한민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(식약처) 등 각국의 규제 기관에 신약 품목허가 절차를 밟게 됩니다. 그런데 이미 허가를 받고 판매 중인 약과 비교해 뚜렷한 개선이 없을 경우 이러한 기관에서 퇴짜를 놓는 경우도 있습니다.

 

이번 글에서는 신약개발 과정 중 임상시험에 대해 단계별로 자세히 알아 보았습니다. 저도 관련 공부를 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.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.